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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실제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와 같은 곳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제가 매일 밤 스스로에게 던졌던 말들이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 진짜 상처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완벽한 하루를 계획하고 지키지 못한 날이면 저는 어김없이 '왜 나는 이 모양일까'라고 되뇌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그 계획 자체와, 계획이 무너졌을 때 제가 저 자신에게 했던 말에 있었습니다.



완벽한 계획이 뇌를 멈추게 했다

저는 아침마다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밀린 일도 다 끝내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 못한 일이 하나라도 생기면 그날 계획 전체가 흔들렸고, 결국 저녁엔 아무것도 못 한 채 무기력해지곤 했습니다.

이걸 뇌과학 쪽에서는 전두엽 과부하로 설명합니다. 전두엽이란 계획을 세우고 판단을 내리는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인데, 여기에 너무 많은 목표를 한꺼번에 밀어 넣으면 순식간에 처리 용량을 넘어서 버립니다. 이때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편도체가 반응하면서, 뇌는 논리적인 사고 대신 생존 모드로 전환해버립니다.

저는 이 설명을 읽고 제 패턴이 딱 들어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계획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이럴 거면 다 하지 말자'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포기해버렸는데, 이게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꺼져버린 상태에 더 가까웠던 겁니다.

요약: 완벽한 계획은 성장이 아니라 과부하로 받아들여져 뇌를 멈추게 만듭니다.

 

후회할수록 화면만 들여다봤다

계획이 무너진 날 저는 어김없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봤습니다. 분명 쉬고 있는데도 오히려 몸은 더 무겁고 기분은 가라앉았는데, 그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은 뇌의 보상 회로를 도파민으로 빠르게 채웁니다. 도파민이란 원래 행동의 동기를 만들어주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이렇게 손쉽게 고용량으로 채워지고 나면 공부나 업무처럼 은은한 자극에는 뇌가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이걸 겪고 나서야 제가 왜 해야 할 일 앞에서 그렇게 무기력했는지 이해했습니다.

결국 후회할수록 화면에 더 매달리고, 그 화면이 다시 다음 날의 무기력을 만드는 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저는 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뇌가 전혀 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요약: 자극적인 화면은 휴식이 아니라 뇌의 보상 회로를 갉아먹는 소모전입니다.

 

자책 대신 환경을 바꿨다

그런데 정말 저를 오래 붙잡아둔 건 계획이 무너진 것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나는 왜 이 모양이냐'는 말을 뇌가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2003년 사회적 배제를 다룬 한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사람이 소외감이나 자책 같은 심리적 고통을 느낄 때 신체적 통증을 처리하는 뇌 부위인 전대상피질이 똑같이 활성화된다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즉 제가 매일 밤 스스로에게 쏘아붙인 말들은 뇌 입장에서 진짜 타격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책 대신 환경을 바꾸는 쪽을 택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잠들기 전 아예 다른 방에 두고, 다음 날 할 일은 책상 위에 딱 한 가지만 펼쳐두는 식으로 선택의 여지를 줄였습니다. 시선을 한곳에 모으는 것만으로도 각성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자료도 참고했는데, 실제로 아침에 책상 앞 물건 하나를 잠깐 응시하는 습관을 들이니 몸이 확실히 더 빨리 움직여졌습니다.

다만 저는 모든 걸 뇌나 환경 탓으로만 돌리는 데는 선을 긋고 싶습니다.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움직여야 나아지는 부분도 분명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의지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의지에만 기대지 않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출처: Eisenberger et al., Science(2003) · 출처: Huberman Lab, Focus Toolkit

  •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다른 공간에 두고 잔다
  • 다음 날 할 일은 책상 위에 딱 한 가지만 펼쳐 둔다
  • 계획이 무너진 날엔 자책 대신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준다
요약: 자책은 뇌에 실제 타격을 주지만,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의지 없이 행동이 달라집니다.

 

제가 저에게 던진 질문들

Q.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야?

A.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계획이 너무 많으면 저는 하나도 못 지키는 편이라, 이제는 하루에 꼭 지킬 한두 가지만 남겨두려고 합니다.

 

Q. 후회하는 밤엔 스마트폰을 아예 안 봐야 해?

A. 저는 완전히 끊기보다 손이 안 닿는 곳에 두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뇌가 금방 잊는다는 걸 저는 직접 확인했습니다.

 

Q. 자책하지 말라는 게 나를 그냥 놔두라는 뜻이야?

A. 그렇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책을 멈추는 건 포기가 아니라,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저를 돌려놓는 과정이라고 저는 정리했습니다.

 

Q. 그럼 의지는 아예 필요 없는 거야?

A. 아니라고 저는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의지에만 기대지 않되, 필요한 순간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저는 매일 밤 후회했던 이유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완벽한 계획과 그 뒤의 자책이 뇌를 계속 멈춰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계획을 줄이고 환경을 바꾸고, 무너진 날엔 자책 대신 다음을 준비하는 것, 저는 이게 훨씬 오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밤에도 후회가 밀려온다면, 자신을 몰아붙이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다른 방에 두는 것부터 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mG2jLwuP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