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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못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서 그렇다고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 통념을 뒤집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왜 그렇게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는지 이해하게 됐습니다.

거절하는 법과 경계 설정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직접 적용해보고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
- 거절 못하는 건 자존감이 아니라 공감 능력이 큰 사람에게 잘못된 방식이 쌓여 생기는 소모다
- 부탁을 받으면 바로 답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부터 먼저 생각한다
- 전부 거절하거나 전부 받아들이지 말고, 할 수 있는 부분만 조율해서 제안한다
- 호의를 반복적으로 당연시하는 사람에게는 조율 대신 분명한 경계를 긋는다
① 거절 못하는 건 성격이 아니라 방식 문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절을 못 하는 이유는 자존감이 낮아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접한 자료에서는 다른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공감 능력이 높은 경우가 많아서, 상대의 상황과 감정이 지나치게 선명하게 느껴져 거절을 주저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착한아이콤플렉스로 이어질 수 있는데, 주변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항상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 하는 심리적 경향을 뜻합니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자아존중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논문).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도 반복되는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출처: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이 설명을 읽고 나서야,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게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거절 못하는 자신을 계속 고쳐야 할 결점처럼 여겼는데,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그 성격을 다루는 방식에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다만 정말 공감 능력이 커서 거절을 못 했던 건지 되짚어보면, 그런 면도 있었지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갈등이 두려웠던 순간도 분명 있었습니다. 갈등에 대한 두려움, 인정받고 싶은 욕구, 관계가 멀어질 것 같은 불안처럼 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② 범위와 시간을 조율하니 관계가 편해졌습니다
회사에서 동료가 도움을 요청하면 일이 밀려 있어도 먼저 해결해 주려고 했고, 가까운 사람의 부탁은 조금 힘들더라도 들어주는 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작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혼자 지쳐서 왜 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억울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범위와 시간을 조율하는 방식은 확실히 도움이 됐습니다. 전부는 어렵지만 이 부분은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하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게 전달됐습니다.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는 것도 배려의 일부입니다. 다만 범위를 조율하면 매번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였습니다. 조율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③ 조율로도 안 되는 사람에겐 분명한 거절이 필요했습니다
반복적으로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경계를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조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겪어봤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범위를 정해서 도와줬는데도, 시간이 지나자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는 걸로 여기고 더 큰 부탁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아무리 부드럽게 조율해도 경계를 계속 넘어왔습니다.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도 계속 맞춰줘야 하는 건지 스스로 물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런 관계에서는 조율이 아니라 확실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결론
거절을 못하는 게 성격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범위와 시간을 조율하는 것만으로 많은 관계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다만 조율조차 통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분명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배웠습니다.
다음에 부탁을 받으면, 바로 대답하기 전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먼저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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