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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비교 안 해야지'라고 다짐한 바로 다음 순간 또 비교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비교 자체를 없애려던 게 문제였던 건 아닐까 싶어 이번에 제가 하던 비교 방식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계속 실패했던 이유가 의지 문제가 아니라 비교하는 방식 자체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사과와 배를 비교하고 있었다

사회비교이론이란 사람이 자신을 평가할 때 다른 사람과 견주어 판단하는 심리적 경향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문제는 이 비교가 항상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저는 발표 자료를 만들 때 숫자만 나오면 유독 힘들어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옆에서 숫자를 능숙하게 다루는 동료와 놓고 비교하니 제가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곰곰이 따져보니, 저는 상대방이 가장 잘하는 부분과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만 골라 견주고 있었습니다. 정작 제가 말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데는 강점이 있다는 사실은 비교 대상에 아예 넣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비교는 그램당 가격을 따지지 않고 100g짜리와 30g짜리 가격표만 보고 뭐가 더 싼지 판단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제가 힘들었던 건 상대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애초에 비교 자체가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요약: 열등감은 상대의 장점과 나의 단점만 골라 비교할 때 생기는 착시에 가깝습니다.

 

밖이 아니라 안에 기준을 세웠다

그렇다면 비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는 걸까요? 저는 완전히 끊기보다 기준을 바꾸는 쪽을 택했습니다.

상대 평가는 기준이 항상 다른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잘하면 제 위치도 같이 흔들립니다. 반대로 절대평가란 스스로 정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로만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예전보다 책을 조금 더 읽었는지, 계획했던 일을 얼마나 실천했는지처럼 저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쪽으로 바꿔봤습니다.

일반적으로 비교는 무조건 피해야 할 감정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비교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비교를 통해 제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더 성장하려는 동기를 얻을 때도 분명 있었습니다. 문제는 기준을 밖에 두느냐 안에 두느냐의 차이였습니다.

요약: 기준을 밖에 두면 흔들리지만, 안에 두면 제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SNS 비교는 시작부터 불공정했다

저는 SNS에서 비교할 때 유독 더 힘들었던 이유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SNS 이용과 사회비교 행동을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는, 이용자들이 SNS 안에서 상향비교(자신보다 나은 대상과 견주는 것), 유사비교, 하향비교를 반복적으로 경험한다고 설명합니다.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가장 화려하고 성공적인 순간만 편집되어 올라옵니다. 저는 제 하루 전체를 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한 장면과 비교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건 애초에 같은 걸 놓고 비교하는 게 아니라, 제 일상과 남의 하이라이트를 견주는 불공정한 비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SNS를 보다가 비교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는 '이건 저 사람 하루 전체가 아니라 가장 잘 나온 한 장면일 뿐이다'라고 한 번 짚고 넘어가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출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사회비교이론 관점에서 살펴본 SNS 이용중단 의도

요약: SNS 속 비교는 내 일상 전체와 남의 하이라이트를 견주는 애초에 불공정한 비교입니다.

 

어제의 저와 비교하기로 했다

그럼 가장 의미 있는 비교 대상은 누구일까요? 저는 결국 어제의 저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회비교와 자기비교를 다룬 심리학 연구에서도, 타인이 아닌 과거의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삼는 자기비교 과정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이 관점을 알고 나서 다른 사람의 성과를 볼 때도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나는 왜 저렇게 못 하지'라고 자책했다면, 지금은 '저 사람한테 배울 수 있는 게 뭘까'를 먼저 떠올리려 합니다.

물론 지금도 누군가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 감정 자체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감정 다음에 오는 질문을 '왜 나만 이럴까'에서 '어제보다 뭐가 나아졌나'로 바꾼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 비교할 땐 같은 조건끼리 견주고 있는지 먼저 점검한다
  • 기준을 상대가 아니라 내가 정한 목표로 바꾼다
  • 부러운 감정이 들면 '배울 점이 뭘까'로 질문을 바꿔본다
요약: 비교를 없애려 하기보다, 비교 대상을 어제의 나로 옮기는 쪽이 더 오래갔습니다.

 

제가 저에게 던진 질문들

Q. 비교하는 마음을 아예 없애야 하는 거야?

A.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교 자체보다 무엇을 어떻게 비교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저는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Q. SNS를 아예 끊어야 비교를 안 하게 될까?

A. 저는 완전히 끊기보다 편집된 화면이라는 걸 계속 상기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됐습니다.

 

Q. 그래도 부러운 마음이 들면 어떡해?

A. 그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그다음 질문을 '왜 나만'에서 '뭘 배울 수 있을까'로 바꿔보려고 합니다.

 

Q. 그럼 앞으로 저는 뭘 비교 기준으로 삼을 거야?

A. 저는 어제의 저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게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비교 대상이라는 걸 저는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결론

저는 비교를 없애려던 게 아니라, 비교하는 방식 자체가 틀렸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같은 조건끼리 견주고, 기준을 제 안에 두고, SNS의 편집된 장면과 제 일상 전체를 견주지 않는 것, 저는 이 세 가지만 바뀌어도 훨씬 덜 힘들다는 걸 느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와 저를 비교하고 있다면, 지금 그 비교가 사과 대 사과인지 한번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CA5ugf7uJ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