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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나에게,

 

 

역사에 남은 위인들도 살아있을 때는 시민 대다수의 미움을 받았던 순간이 있었대.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그 오랜 노력을 다시 돌아보게 됐어.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들면 뭘 잘못했는지부터 찾았잖아.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이제는 알아. 심리학에서는 누군가에게 배제되거나 미움받는 상황을 사회적 배척이라 부르는데, 실험 결과 사회적 배척을 당할 때 뇌에서는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영역인 전측대상피질이 활성화된다고 해(출처: Eisenberger, Lieberman & Williams, Science). 미움받는 게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게 우리가 유별나서가 아니라, 뇌가 그렇게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어서였어. 직장에서도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들면 뭘 잘못했는지부터 돌아봤고, 좋지 않은 말을 들으면 집에 돌아와서도 몇 번씩 곱씹었잖아. 돌이켜보면 상대의 마음까지 바꾸려고 애쓰면서 정작 우리 감정과 시간은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 같아.

 

고대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세상의 일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누라고 말했어. 내 판단과 행동은 통제할 수 있지만, 타인의 생각이나 평판, 이미 지나간 일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거야. 이를 통제의 이분법이라 부르는데, 어찌할 수 없는 것에 행복의 기준을 맡기면 필연적으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철학의 핵심이야(출처: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Epictetus).

누군가 나를 왜 미워할까 추측하며 이유를 찾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지왜곡의 하나야. 근거 없이 타인의 마음을 짐작해버리는 사고방식을 심리학에서는 독심술이라 부르는데, 상대의 마음은 애초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정확히 알 방법도 없어. 매번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해. 이유 없이 미움받는 경우도 분명 있으니까, 근거 없이 우리 잘못부터 추측하는 습관은 내려놓기로 했어. 나이가 들고 여러 관계를 경험하면서, 아무리 잘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마음은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라는 말이 있어. 그 마음을 들고 있는 자기 자신이 가장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라는 뜻인데, 억울한 일이 생기면 그 감정에 계속 머물기보다 "이 일에 내 시간을 얼마나 더 써야 할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됐어.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감정에 머무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걸 직접 겪어서 알아. 나를 떠날 사람의 마음을 붙잡기보다, 우리를 믿고 아껴주는 사람에게 더 마음을 쓰는 쪽이 훨씬 남는 장사였어. 이게 무관심해지는 거냐고 걱정할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야. 아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더 쓰는 것이지, 사람 자체에 무관심해지는 게 아니라고 구분하고 있어.

다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도 조금은 경계해야 해. 때로는 불편한 평가 속에도 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거든. 통제할 수 없다고 그냥 다 내버려두면 성장할 수 없어. 중요한 건 타인의 말을 무조건 외면하거나 모두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필요한 조언과 불필요한 비난을 구분하는 힘이야. 미움은 내려놓되 그 안에 담긴 조언까지는 버리지 않고 구분해서 듣는 것, 그게 지금 붙잡고 있는 균형이야.

 

남의 평가와 감정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받아들이면서, 남의 시선에 쓰던 시간을 조금씩 나를 위해 쓰게 됐어. 미움은 내려놓되 성찰까지 버리지 않는 것, 그게 지금 붙잡고 있는 인간관계의 방식이야.

오늘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면, 이 일에 내 시간을 얼마나 더 써야 할지 딱 한 번만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라.

시선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나로부터.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pvMnTLXBz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