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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넘게 성인 수백 명을 추적한 하버드 연구팀이 8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이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했느냐고요. 대답은 재산도 건강도 아니라 마음 편한 관계였습니다(출처: 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


저는 이 결과를 보고 제 얼굴부터 떠올렸습니다. 비교하고 체면 차리느라 무거워진 얼굴이었기 때문입니다. 비교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 경험을 통해 정리해 봅니다.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 무엇이 다른가

모임에서 누군가 자식 자랑을 꺼내는 순간, 저는 상대가 자랑할 의도가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비교 이론으로 설명하는데,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처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으로 타인과 견주게 된다는 이론입니다(출처: APA Dictionary of Psychology). 특히 나보다 나아 보이는 쪽과 견주는 것을 상향비교라 하는데, 이 상향비교가 반복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코르티솔이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이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만성적으로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피로와 면역 저하로 이어집니다.

저는 예전에 직장에서 싫어도 괜찮은 척 참는 일이 많았고, 주변이 잘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축하하면서도 속으로는 저 자신과 비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남의 속도와 제 속도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안 되는 일 앞에서 원망만 쌓기보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만 에너지를 쓰는 쪽으로 마음을 옮긴 것입니다.

다만 저는 비교나 서운함 같은 감정을 무조건 나쁜 신호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 감정도 결국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감정을 억지로 없애는 게 아니라, 그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요약: 비교는 뇌가 자동으로 시작하는 반응이지만, 그 감정을 신호로만 받아들이고 오래 머물지 않는 연습이 가능합니다.

 

체면을 관리하는 대신 과거를 다시 읽는 법

체면이 신경 쓰이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비슷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남에게 비치는 내 모습을 관리하려는 행동을 인상관리라고 부르는데, 이 인상관리에 에너지를 많이 쓸수록 오히려 관계가 부담스러워진다는 이야기가 저는 와닿았습니다. 숨길 게 없으면 관리할 것도 없다는 말인데, 저도 예전엔 제 상황을 포장하려다 오히려 그 모임 자체가 부담스러워진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힘들었던 시절을 원망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 일을 잊었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사실에 다른 의미를 붙이는 인지적 재해석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지적 재해석이란 바꿀 수 없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해석하는 틀을 바꾸는 심리적 기술을 말합니다. 저 역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생각과 태도를 갖게 됐다고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게 예전엔 저에게 두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더 많이 가지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불필요한 비교와 체면과 걱정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안 될 때는 안 된다고 자연스럽게 말해보기
  • 내 힘으로 안 되는 일에 쏟던 에너지를 줄이기
  • 내 상황을 숨기거나 포장하려는 습관을 알아차리기
  • 힘들었던 과거를 "그때 덕분에"로 다시 읽어보기
요약: 체면 관리에 쓰던 에너지를 줄이고 과거를 다시 읽는 연습을 할수록, 얼굴은 자연스럽게 편안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저에게 던진 질문들

Q. 비교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그걸 없애야 하는 거야?

A. 완전히 없앨 필요는 없다고 저에게 답했습니다. 비교하는 마음도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으니, 없애려 애쓰기보다 거기에 오래 머물지 않는 쪽을 저는 선택했습니다.

 

Q. 안 될 때 안 된다고 말하는 게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A. 오랫동안 맞춰주는 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라고 저는 저에게 설명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그 어색함을 한 번 넘고 나니 오히려 관계가 더 편해졌다는 걸 직접 겪었습니다.

 

Q. 체면을 내려놓으면 자존심도 없어지는 거 아니야?

A. 이 둘은 다르다고 저는 저에게 정리해줬습니다. 자존심은 제가 저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고, 체면은 남이 저를 어떻게 볼까를 관리하는 것이니, 자존심은 지키되 체면 관리에는 에너지를 덜 쓰기로 했습니다.

 

Q. 힘들었던 과거를 원망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나한테도 올까?

A.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라고 솔직히 저에게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원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상대가 아니라 저 자신이라는 걸 깨달은 뒤로, 조금씩 그 시절을 "그때 덕분에"로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

편안한 얼굴은 걱정이 없는 삶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걱정 속에서도 제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는 삶에서 나온다고 저는 결론지었습니다. 비교와 체면과 원망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 그게 제가 찾은 방법이었습니다.

오늘 누군가와 비교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 감정을 없애려 하기보다 잠시 알아채고 흘려보내 보시길 권합니다. 좋은 얼굴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zanOZKTOq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