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덮기만 했던 나에게,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의욕이 생기는데, 며칠이 지나면 그 다짐이 흐릿해지는 걸 몇 번이나 반복했잖아.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혹시 나는 책을 읽는 것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 편지는 그 불편한 질문에서 시작해.7월의 어느 주말, 『하이스트』를 읽다가 손을 잠깐 내려놓았던 순간 기억나? 목표 분량까지 읽고 나서 생각에 잠겼는데, 이 질문이 좀처럼 떠나지 않았어. "나는 왜 이렇게 자기계발서를 계속 읽는 걸까?" 답을 찾다가 성장 욕구(growth mindset)라는 말을 만났어. 현재 상태에 머물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내적 동기를 뜻하는데,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캐럴 드웩의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진 개념이야. 고개..
매일 아침 책상에 앉아 쇼펜하우어를 펼칩니다. 딱 10쪽. 오늘도 몇 줄의 단상을 남깁니다. 1. "배에 짐이 없으면 뒤집힌다." 오늘 걸린 문장. 짐이 무거운 게 오히려 배를 지탱한다는 역설이, 한참 소화가 안 됐습니다.2. 심리학자 리처드 테데스키는 이 역설을 학문으로 정식화했습니다.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 시련을 계기로 삶의 방식과 자기 인식이 더 높은 수준으로 재편되는 현상. 넘어지기 전보다 더 단단한 뼈로 붙는다는 뜻입니다.3. 고통의 한가운데 있을 땐 이런 말이 공허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쇼펜하우어는 고통이 살아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유일한 실제라고 말합니다. 불편하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4. 다만 이 시각에 전부 동의하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