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웃음은 기분 좋을 때 나오는 결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의료 현장에서는 웃음을 치료 도구로 씁니다. 국내에서는 2001년 서울대학교병원이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웃음 치료를 처음 도입했고, 병원 게시판에는 웃음의 효과를 아예 약에 빗대 소개했다고 합니다. 혈압강하제, 항우울제, 수면제, 면역증강제, 천연 진통제, 소화제까지 겸하는 약이라는 겁니다. 웃을 때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인데, 부교감 신경이란 긴장을 풀고 몸을 회복 상태로 돌리는 자율신경을 말합니다.
더 흥미로운 건 억지웃음도 통한다는 실험입니다. 참가자들에게 젓가락을 입에 물려 자기도 모르게 웃는 표정을 만들게 하고 스트레스 과제를 시켰더니, 웃는 근육을 쓴 사람들은 무표정 그룹보다 심박수가 빠르게 안정됐습니다. 웃는 줄 모르고 웃어도 몸은 반응한 겁니다. 특히 효과가 컸던 건 뒤센 미소였습니다. 뒤센 미소란 입꼬리만 올라가는 웃음과 달리 눈꼬리와 광대 근육까지 함께 움직이는 진짜 웃음을 가리킵니다.
웃음 치료의 출발점이 된 일화도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10분도 잠들지 못하던 미국의 한 작가가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웃은 날 한 시간을 내리 잔 경험을 계기로 의도적인 웃음을 반복했고, 통증에서 벗어난 과정을 책으로 남기며 웃음의 치유력이 알려졌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농담 한마디에 다 같이 웃고 나면 문제는 그대로인데 그 문제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참고: 출처: Kraft & Pressman, Psychological Science(2012)
요약: 병원이 약에 빗댈 만큼 웃음의 몸 효과는 확인되어 있습니다. 웃는 줄 모르는 억지웃음조차 스트레스 회복을 앞당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