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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주말 내내 쉬어도 회사 생각이 떠나지 않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냥 일이 많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업무량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느낀 고립감이었습니다. 질문을 따라가며 정리해 봅니다.

 

정말 나를 힘들게 한 게 업무량이었을까요

몇 년 동안 회사를 별 탈 없이 잘 다녔습니다. 그런데 동료나 상사가 제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업무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혼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출근길이 두렵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워졌습니다. 되짚어보니 무너뜨린 건 일의 양이 아니라 통제감 상실, 즉 이 상황을 제 힘으로 다룰 수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번아웃이라고 하면 흔히 야근이나 과중한 업무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립감이 오히려 더 크게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걸 몸으로 겪었습니다.

 

그럼 힘들 때 그 상황을 피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한동안 그렇게 믿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도 힘든 기억이나 감정을 계속 피하기만 하면 증상이 오히려 반복되고 강화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출처: 국가트라우마센터). 회사를 그만두면 이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나 상황은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고, 그때마다 활동 반경만 점점 좁아질 뿐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힘들어도 출근해서 그 상황을 마주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계속 피하기만 했다면 비슷한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흔들렸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힘들면 그냥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속적인 괴롭힘처럼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환경이라면 떠나는 것도 저를 지키는 선택입니다.

 

그럼 회피하지 않으면서 회복하려면 뭘 해야 할까요

두 가지가 함께 필요했습니다. 트라우마를 다룬 연구에서는 힘들었던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낼수록 그 기억이 주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설명합니다(출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심리적 트라우마의 정보처리: 뇌생리학적 근거와 트라우마 내러티브).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느낀 불안과 억울함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스스로 물으면, 숨기기만 하면 오히려 더 오래간다는 걸 직접 겪었기 때문입니다. 말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힘든데 억지로 일상을 이어가야 할까 물으면,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최소한만 이어가려고 했습니다. 감정이 완전히 정리되길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힘든 채로도 최소한의 할 일은 이어가는 쪽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됐습니다. 요약하면 세 가지입니다. 힘든 감정을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것, 감정이 정리되길 기다리지 말고 작은 할 일부터 이어가는 것, 버틸지 떠날지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판단하는 것. 다만 무조건 버티는 것만이 답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무조건 버티거나 무조건 도망치는 게 아니라, 왜 힘든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바꿀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뭘 먼저 할까요. 그 상황을 피하기 전에 왜 힘든지부터 정확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낼 생각입니다.

 

결론

번아웃과 현타가 업무량이 아니라 관계 속 고립감에서 왔다는 걸, 그리고 피할수록 오히려 더 깊이 빠진다는 걸 이번에 직접 겪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고 작은 일상을 이어가는 것, 이게 회피보다 훨씬 확실한 회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비슷한 무기력을 느끼고 계신다면, 무작정 피하기 전에 지금 힘든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Gjq_aYYJ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