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도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위축됐습니다.

업무는 서툴렀고 실수는 잦았으며, 그 자신감 없는 마음이 어느새 제 얼굴을 보는 시선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장점보다 부족한 부분만 눈에 들어왔고, 저는 그때 제 외모가 문제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메타인지, 외모보다 먼저 마주해야 할 것

메타인지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외모에 적용하면 내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것보다, 그 얼굴에 대해 제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신입 시절 그 구분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업무 자신감이 바닥을 치던 시기, 저는 그 무거운 감정의 원인을 제 얼굴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되뇌었지만, 사실 그 문장의 진짜 주어는 얼굴이 아니라 지쳐 있던 제 마음이었습니다.

정신과 영역에서 말하는 신체이미지(body image), 즉 자신의 몸과 외모를 스스로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가 하는 개념은 실제 외모의 객관적 조건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심리학회(APA)의 심리학 사전에서도 메타인지를 '자신의 인지 과정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점검하고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정의를 뒤늦게 알고 나서야, 그때 제가 고쳐야 했던 것은 얼굴이 아니라 제 생각의 습관이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FQ지수, 공식 지표는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 도움이 된 개념

FQ(Face Quotient, 얼굴 지수)라는 말을 어디선가 접한 뒤로, 저는 이걸 잘생기고 못생겼는지를 재는 수치가 아니라 "내가 내 얼굴을 얼마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스스로 점검하는 잣대로 써봤습니다. 정식으로 검증된 심리학 지표는 아니지만, 저한테는 생각보다 유용한 자기 점검 도구였습니다.

돌아보면 제 외모 수용도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얼굴이 바뀐 시기가 아니라, 사회 초년생으로서 가장 불안정했던 시기와 정확히 겹칩니다. 그때는 업무 자신감이 바닥이었고, 그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내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는 감정으로 옮겨갔던 것 같습니다.

재밌게도 지금 와서 돌아보니, 제 외모 수용도는 경력이 쌓이고 성과가 쌓일수록 자연스럽게 올라갔습니다. 얼굴이 좋아진 게 아니라, 저를 흔들던 불안정성이 줄어든 것뿐이었는데도요.

 

태도, 완벽한 얼굴보다 오래가는 것

자기수용(self-acceptance)은 자신의 조건과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뜻합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위계 이론에서도 인간은 타인의 인정과 존경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 정작 가장 위 단계인 자아실현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그 시기 타인의 시선에 붙잡혀 정작 제가 성장해야 할 방향을 놓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력이 쌓이고 크고 작은 성취가 늘어가면서, 저를 바라보는 제 시선도 서서히 달라졌습니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것은 완벽한 이목구비가 아니라 자신감 있는 태도와 하루하루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저는 몸으로 겪고 나서야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제게 필요했던 건 더 나은 외모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어주는 마음이었습니다. 외모에 대한 메타인지를 갖는다는 것은 내 얼굴을 아는 일이 아니라, 그 얼굴을 바라보는 제 생각의 습관을 아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외모 때문에 위축되어 있다면, 얼굴보다 먼저 그 마음의 방향을 한번 들여다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cP3uHDpz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