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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면서 "나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 "돈은 공기처럼 나에게 자연스럽게 있다", "나는 건강하고 활력이 넘친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처음엔 그냥 기분 좋아지는 습관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의문이 스쳤습니다. 현실과 다른 말을 매일 되뇌는 이것, 혹시 저 자신을 속이는 허영심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아침 — 샤워를 하며 던진 의심
심리학에서는 이런 습관을 자기확언(self-affir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의 핵심 가치나 원하는 모습을 문장으로 반복해서 되뇌며 스스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는 행동을 뜻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 단어 자체를 몰랐고, 그냥 유튜브에서 본 대로 따라 하던 습관이었습니다. 그러다 '분수에 넘치는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확언이 허영심과 무엇이 다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그 차이가 말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주변 사람들에게만 떠벌렸다면 그것은 분명 허영심이었을 겁니다. 물론 이런 확언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말을 반복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 위안일 뿐이며, 오히려 현재 상태에 안주하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저 역시 처음엔 이 비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확언이 왜 작동하는지 알았다면, 다음은 문장을 직접 만드는 단계입니다. 감정과 가치를 어떻게 한 문장에 담는지는 확언 문장 만드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하루 동안 — 확언이 실제로 저를 움직인 순간들
그 비판이 맞으려면 확언 뒤에 아무 행동이 뒤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제 경우엔 확언이 오히려 하루의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했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고, 책을 펼치고, 짧게라도 명상을 하고, 운동화를 신고 나가게 만드는 실질적인 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자기효능감이라는 개념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일을 실제로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 믿는 감각을 말합니다. 이 감각이 낮으면 시도 자체를 미루게 되고, 반대로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면 작은 실패에도 다시 시도하게 됩니다.
제 아침 확언은 결국 이 자기효능감을 매일 조금씩 끌어올리는 리허설이었던 셈입니다. "나는 건강하고 활력이 넘친다"고 말한 날은 신기하게도 운동을 빼먹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말과 실제 상태 사이의 간극이 느껴질 때 생기는 심리적 불편함, 즉 인지부조화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저도 모르게 행동이 따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밤에 돌아보며 — 남는 질문들
물론 확언 하나로 삶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씀드리진 못합니다. 아직 제가 확언 속 모습에 완전히 도달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확언을 시작한 뒤로 독서량, 기상 시간, 운동 빈도가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나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심리학회(APA)에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진술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방어적 반응을 줄이고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게 돕는다는 자기확언 이론 관련 연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기확언 개념을 정리한 위키백과 문서에서도 위협적인 정보 앞에서 사람들이 더 열린 태도를 갖게 한다는 연구 흐름을 소개하고 있어, 제 경험이 완전히 근거 없는 자기 위안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개념이 자기결정이론입니다. 사람이 스스로 목표를 선택하고 그 목표가 자신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동기가 훨씬 오래 유지된다는 이론인데, 저의 확언 문장들이 전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표가 아니라 제가 진짜 원하는 방향에서 나온 말이었기에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만든 확언이었다면, 아마 며칠 만에 흐지부지됐을 겁니다.
셀프 핸디캐핑, 그러니까 실패에 대비해 스스로 핑곗거리를 만들어 두는 태도로 변질될 위험은 없을까 하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봤습니다. 확언을 하고도 행동을 미루기만 한다면 오히려 이 함정에 빠질 수 있어서, 저는 확언 뒤에 반드시 그날의 작은 행동 하나를 붙이려고 합니다.
긍정 확언이 허영심인지 아닌지는 문장의 내용이 아니라, 그 문장이 저를 어디로 이끄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 하루의 작은 행동으로 증명해 나가는 것, 그것이 제가 아침마다 확언을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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