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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동안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목표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새로운 것을 공부하면서 하루를 빡빡하게 채우면 뭔가 성장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을 계속 늘리다 보니 어느 순간 '저는 대체 뭘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지런했던 시기에 오히려 더 자주 지쳤던 이유가 뭐였을까요? 저는 그 답을 목적이 아니라 분량에서 찾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사는 게 능사가 아니었다

번아웃은 왜 찾아올까요? 저는 이걸 뭔가를 이루려고 애쓰다가 지쳐버리는 상태라고 정의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성취라는 걸 뜯어보면 결국 노력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노력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 이어가려면 끈기가 필요하고, 끈기를 계속 유지하려면 결국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상태가 지속돼야 합니다.

저는 여기서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봤습니다. 저는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만 집중했지, '왜 하느냐'는 거의 묻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정을 촘촘하게 채우는 걸 노력이라고 착각했던 셈입니다.

요약: 번아웃은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 없는 노력에서 옵니다.

 

성취에는 목적이 먼저였다

그러면 지속적인 동기부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저는 이 답을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결정성이론에서 어느 정도 찾았습니다. 자기결정성이론이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고 의미를 느낄 때 내재적 동기, 즉 외부 보상 없이도 자발적으로 지속되는 동기가 강해진다고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제가 참고한 자료에서는 이걸 최상위 목표, 인생의 궁극적인 관심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최상위 목표는 그 아래 있는 작은 목표들에 방향과 의미를 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에 가자'가 인생의 최상위 목표처럼 느껴지지만, 대학에 오면 그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하위 목표로 내려앉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도 성취감보다 허무함을 더 크게 느꼈던 이유가 여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출처: 자기결정성이론의 HRD 적용에 대한 논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

요약: 최상위 목표가 없으면 목표를 이뤄도 방향을 잃습니다.

 

목표에도 위계가 필요했다

그럼 이 최상위 목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그냥 쭉 나열해본 다음, 그 사이 공통점을 거꾸로 찾아 올라가는 방식이 그나마 효과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운동과 독서를 병행하면서 하루를 바쁘게 채우면 성장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제가 비교적 오래 지속할 수 있었던 일들은, 억지로 정해둔 일과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적과 실제로 연결된 것들이었습니다. 반대로 남들이 좋다고 해서 시작했거나 결과만 바라보고 했던 일은 쉽게 지쳤고 결국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건, 하는 일의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열 가지 일을 하더라도 그중 아홉 개가 최상위 목표와 무관하면 결국 지치지만, 세 가지 일만 하더라도 그게 전부 제 방향과 맞아 있으면 훨씬 덜 지친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 지금 하는 일들을 쭉 적어보고 공통점을 찾아본다
  • 최상위 목표와 맞지 않는 일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줄인다
  • 목표를 상위·하위로 나눠 방향과 수단을 구분한다
요약: 목표의 개수보다 방향이 맞는 목표의 비중이 지속력을 결정합니다.

 

목적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상위 목표만 찾으면 번아웃이 사라질까요? 저는 그렇게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아무리 의미 있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지나친 업무량, 수면 부족, 성과에 대한 압박이 반복되면 결국 지치게 됩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도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업무량 조절과 충분한 휴식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데, 이는 목적의식만으로 신체적·정신적 소진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목적을 찾는 것만큼이나 지금 페이스가 현실적인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바쁘게 사는 대신, 지금 하는 일이 제가 가고 싶은 방향과 연결돼 있는지, 그리고 그 속도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속도인지를 같이 봐야 진짜 오래가는 갓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요약: 목적이 있어도 과로가 반복되면 지칩니다. 방향과 함께 속도도 점검해야 합니다.

 

제가 저에게 던진 질문들

Q. 열심히 사는 것과 목적 있게 사는 것, 뭐가 다른 거야?

A. 열심히 사는 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쓰는 거고, 목적 있게 사는 건 그 에너지가 제 최상위 목표와 연결돼 있는 거라고 저는 정리했습니다. 전자는 양의 문제고 후자는 방향의 문제입니다.

 

Q. 최상위 목표를 못 찾으면 어떡해?

A. 저도 처음부터 명확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쭉 적어보고 그 사이 공통점을 찾는 방식으로 조금씩 윤곽을 잡아갔습니다. 한 번에 답을 내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목적이 있는데도 계속 지치면 어떻게 해?

A. 그럴 땐 목적을 의심하기 전에 업무량과 휴식부터 먼저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방향이 맞아도 속도가 과하면 지치는 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Q. 그럼 지금 저는 뭘 해야 할까?

A.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하나씩 적어보고, 그중 제 최상위 목표와 무관한 일은 줄이거나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일들의 페이스가 현실적인지도 같이 점검할 생각입니다.

 

결론

결국 번아웃 없이 오래가려면 얼마나 많이 하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하느냐가 먼저라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최상위 목표를 찾고 거기에 맞지 않는 일은 정리하되, 그 페이스가 현실적인지도 함께 점검하는 것, 저는 이게 오래가는 갓생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목표를 다 걷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중 하나만 골라 '이게 내가 원하는 방향과 연결돼 있나'를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9bruZw6e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