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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부자라고 하면 무조건 아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정말 부자들은 돈을 안 쓰는 걸까요? 워런 버핏이 60년 넘게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오늘 다시 곱씹어보다가, 이게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워런 버핏은 1958년에 산 오마하 집에서 60년 넘게 살고 있고,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창업 초기 사무실에서 문짝에 다리를 붙인 책상을 썼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이 두 일화를 보면서, 부자들이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가격표보다 그 지출에서 얻는 가치를 먼저 따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런 소비 방식을 가치소비라고 부르는데, 본인이 만족도가 높은 분야에는 과감히 지출하되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합리적으로 줄이는 소비 성향을 뜻합니다. 소비를 무조건 줄이는 게 아니라 더 의미 있는 방향으로 돈을 쓰는 방법이라고 설명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예전엔 월급이 들어오면 한 달 고생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는 이유로 딱히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곤 했습니다. 정말 가치를 보고 돈을 쓰고 있었는지 스스로 물으면, 아니었습니다. 가격표만 보고 순간적으로 결제한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이 개념을 알고 나서는 뭔가 사고 싶을 때 이게 정말 필요한지, 오래 쓸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묻게 됐습니다.
오후엔 자산과 소비의 순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수익이 생기면 먼저 돈을 불려주는 자산에 투자하고, 그러고 남은 돈으로 소비한다는 원칙은 여러 부자들의 공통된 습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것을 뜻하는데, 사고 나면 가치가 바로 줄어드는 소비재와는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가계의 자산과 부채 구성을 매년 추적하는데, 소득 대비 저축·투자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재정 안정성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출처: 한국은행,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이 순서를 소득이 들어오면 저축·투자 계좌로 일정 금액을 먼저 옮기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방식으로 적용해봤습니다. 자산부터 챙기면 너무 답답해지지 않을까 처음엔 걱정도 됐습니다. 실제로 처음엔 쓸 돈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불편했는데, 몇 달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남은 돈 안에서 더 편하게 쓸 수 있었고 자산이 자동으로 쌓이고 남은 범위 안에서만 소비하는 습관이 자리 잡았습니다. 아끼기만 하면 언젠가 부자가 될까 물으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쓸지 기준을 세우는 게 먼저지, 무조건 안 쓰는 게 답은 아닙니다. 결국 부자가 되는 습관은 무조건 안 쓰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돈을 어디에 먼저 쓰는지 기준을 세우는 데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한 가지 더 정리됐습니다. 부자들의 소비 습관을 무조건적인 절약으로 받아들이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이나 제프 베이조스의 사례에서 중요한 건 돈을 아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곳에 자원을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만 하면 오히려 지금의 행복이나 꼭 필요한 경험까지 포기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운 기준은 감정에 휘둘려 지갑을 여는 순간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사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결제하지 않고 하루 정도 미뤄보고, 옷장이나 물건의 종류를 미리 줄여서 고를 때마다 드는 판단 피로 자체를 줄였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나 여행, 배움에 쓰는 돈까지 아끼려는 건 아닙니다. 그런 지출은 오히려 아끼지 말아야 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부자의 소비 습관이 무조건적인 절약이 아니라, 가치와 자산을 기준으로 지출 순서를 정하는 태도라는 걸 오늘 다시 확인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정말 중요한 곳에는 오히려 과감히 쓰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다음에 지갑을 열고 싶은 순간이 오면, 이게 진짜 가치 있는 선택인지 한 번만 스스로에게 물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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