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싱이 과학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맨발 걷기를 즐겨온 사람입니다. 일주일에 사흘은 저녁 먹고 운동화를 벗은 채 흙길을 걷고, 그 시간이 좋아서 남들에게 권하기도 했습니다.그러다 어싱 이론을 제대로 뜯어본 내용을 접하고 생각이 정리됐습니다. 맨발 걷기의 운동 효과는 실재하지만, 땅의 자유전자가 몸속 활성산소를 중화해 병을 고친다는 어싱 이론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효과는 진짜인데 이유가 달랐던 셈입니다. 그 사이 어디쯤에 제 저녁 산책이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맨발걷기가 제 저녁 루틴이 된 이유하루 종일 회사에서 숫자와 씨름하고 나면 퇴근을 해도 머릿속은 퇴근을 못 합니다. 해결 못 한 일과 내일 할 일이 계속 맴돌아서요. 그래서 저는 저녁을 먹고 이어폰 없이 혼자 걷는 시간을 일주일에 사..
설탕 한 톨 들어가지 않은 아메리카노라면 빈속에 마셔도 아무 문제 없는 걸까요. 저는 당연히 그렇다고 믿고 출근하자마자 커피부터 찾는 루틴으로 평일을 열어왔습니다.그런데 블랙커피라도 공복에 마시면 아침 식사 후 혈당 반응이 약 50% 커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모닝커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마시는 타이밍의 문제였던 겁니다. 제 안에서 오간 두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봅니다.습관대로 밀어붙이려는 나설탕도 안 넣은 아메리카노인데 뭐가 문제야. 혈당 걱정은 단 음료 마시는 사람들 얘기지. 나는 오히려 건강한 커피 생활 하고 있는 거 아니야?자료를 들이대는 나영국 배스 대학교 연구팀이 평균 21세 건강한 성인 29명한테 경구 당부하 검사를 돌렸어. 당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혈당이 얼마나 오르고 얼마나 잘 내려오..
공복 혈당과 식후 혈당의 차이가 50을 넘으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식사 후 혈당이 급하게 치솟았다가 뚝 떨어지는 현상인데, 밥만 먹으면 쏟아지는 식곤증이 그 대표 증상이라는 겁니다.이 대목에서 뜨끔했습니다. 점심 먹고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걸 수십 년 동안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오후를 무너뜨리던 졸음의 정체를 예전과 지금을 대조하며 따라가 본 기록입니다. 원인 — 체력 탓이라 여기던 나, 혈당 롤러코스터를 아는 나예전의 나는 오후만 되면 집중이 무너지고 커피부터 찾는 게 그냥 나이 들어 체력이 떨어진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쁜 아침에는 거의 못 먹고 출근했고, 점심에는 밥이나 면을 빠르게 많이 먹었습니다.지금의 나는 이게 교과서적인 혈당 롤러코스터였다는 걸 압니다...
직장생활 대부분을 의자에서 보냈습니다. 아침에 앉으면 점심시간을 빼고는 거의 같은 자세로 하루가 갔습니다. 허리가 자주 아프기 시작했을 때도,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치핵으로 오래 고생할 때도 그저 나이 탓이려니 했습니다. 오늘의 한줄요약허리 통증과 굳은 몸은 나이 탓이 아니라, 수십 년 함께한 의자가 보낸 경고였습니다. 배운 것하루에 몇 시간이나 앉아 계신가요? 세어보니 열 시간이 넘는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앉는 시간이 운동과는 별개의 위험이라는 점입니다. 47개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 좌식 시간이 길수록 사망과 심혈관질환, 당뇨 위험이 높아졌는데, 이 위험은 운동량을 고려해 보정한 뒤에도 남아 있었습니다(출처: Biswas et al., Annals of Internal Medicine..
80세까지 산다고 할 때 근심과 걱정을 안고 사는 시간은 6년 7개월, 깔깔 소리 내어 웃는 시간은 고작 20일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를 듣고 뜨끔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웃지 않고 지나간 날이 정말 많았기 때문입니다. 웃음이 몸에 어떤 약이 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를 하루 흐름을 따라 정리해봤습니다. 아침 — 거울 앞에서 웃는 근육부터 움직입니다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냐고 스스로 묻곤 했는데, 순서를 뒤집기로 했습니다. 웃을 일을 기다리지 않고 웃는 근육부터 움직입니다. 아침 거울 앞에서 '나는 지금 잘하고 있어, 오케이'를 외치고 한 번 웃습니다.억지로 웃는 게 가식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남에게 보여주려는 웃음과 자신을 위한 웃음 운동은 다릅니다. 혼자 하는 웃음은 스쿼트 같은..
2004년 한 실험에서 장내 미생물을 없앤 쥐는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스트레스 호르몬을 훨씬 많이 뿜어냈습니다. 그런데 미생물을 다시 넣어주자 그 반응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이 장과 뇌 연구의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난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속이 불편했던 날마다 유독 예민했던 기억들 말입니다. 장과 기분의 연결 고리를 정리하며 확인한 체크리스트입니다.기분이 사흘 이상 가라앉으면 최근 일주일의 식사·수면·움직임을 먼저 적어본다늦은 밤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다음 날의 기분을 기록해 나만의 연결 고리를 확인한다한 끼에 채소나 발효식품을 하나씩 더하고 식후에 10분이라도 걷는다유산균 하나로 마음이 낫는다는 식의 단순한 믿음은 경계한다 ① 뇌와 장은 연결되어 있었습니..
저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게 집에 돌아오면,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엔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자극적인 음식부터 찾았습니다.그런데 늦은 밤의 그 허기를 들여다보니, 저는 배가 고팠던 게 아니었습니다. 야식을 부르는 진짜 원인과 제가 바꿔보려는 것들을 정리해봅니다.밤의 허기는 대부분 가짜였다밤마다 야식이 당기는 게 단순히 식탐 때문일까요? 저녁 식사 이후에 하루 섭취 열량의 상당 부분을 먹고, 잠들기 전까지 먹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상태를 야식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야식증후군이란 식사 시간의 리듬이 밤 쪽으로 밀리면서 늦은 시간의 섭취가 습관으로 굳어진 상태를 말합니다.여기서 핵심은 그 허기가 진짜가..
우리 몸의 70%는 물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들었을 때, 그동안 물을 얼마나 소홀히 마셨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하루에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아침마다 물을 챙겨 마신 지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변화는 그 통념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많이 마시면 좋다고 믿던 나: 물은 하루 2리터 이상 마셔야 건강하다며. 시간 맞춰서 억지로라도 들이켜야 하는 거 아니야?몸의 신호를 따르는 나: 나도 한동안 그렇게 했어. 그런데 정작 몸이 반응한 건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였어. 아침에 눈뜨자마자 차가운 물로 정신을 깨우던 습관이 어느 순간부터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몸이 미지근한 물을 원한다는 느낌을 받게 됐어. 우리 몸은 체온이 항상 36.5도 부근을 유지해야 정상적으로 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