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걱정이 올라오면 질문 하나를 먼저 던집니다. '이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할 수 있는 일이면 행동으로 옮기고, 이미 제 손을 떠난 일이면 붙잡지 않으려 합니다. 상대가 저를 어떻게 볼지, 지나간 말이 어떻게 들렸을지는 생각한다고 바뀌지 않는 영역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걱정을 없애는 게 아니라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저는 정리했습니다.
밤에 커지는 걱정에는 기록이 잘 들었습니다. 인지 행동 기법의 한 방식인데, 인지 행동 기법이란 생각을 종이에 꺼내놓고 사실과 대조하며 감정 반응을 바꿔가는 심리 치료 방법입니다. 제가 예상하는 최악의 결과를 다 적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질 확률을 숫자로 써봅니다. 적어보면 확률은 늘 민망할 만큼 작았습니다. 여백에는 일이 수월하게 풀릴 가능성도 적어둡니다. 머릿속에서 굴릴 때보다 걱정의 실체가 또렷해지면서 크기가 줄어듭니다.
타인의 시선 걱정에는 7 대 2 대 1 법칙이 약이 됐습니다. 주변에 열 명이 있으면 일곱은 저에게 무관심하고 둘은 이유 없이 싫어하고 하나는 이유 없이 좋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들 자기 생각을 하느라 저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 혼자 심사위원단 앞에 선 기분으로 살았던 겁니다.
다만 저는 '신경 쓰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 하면 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걱정 덕분에 미리 준비하고 실수를 줄이는 부분도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걱정을 통째로 버리기보다 준비로 이어지는 걱정만 남기기로 했습니다. 제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 걱정이 떠오르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부터 묻는다 — 있으면 행동, 없으면 내려놓기
- 밤에 커지는 걱정은 종이에 적고 실제로 일어날 확률을 숫자로 써본다
- 곱씹기가 시작되면 정해둔 도구로 끊는다 — 노래 한 곡, 집 앞 한 바퀴
의지로 생각을 끊는 건 잘 안 됩니다. 도구를 미리 정해두는 쪽이 저에게는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
참고: 출처: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보건복지부·국립정신건강센터)
요약: 걱정은 없애는 대상보다 골라내는 대상입니다. 할 수 있는 일만 남기고, 밤의 걱정은 종이에 적어 크기를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