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전하다 앞차가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면 따라가지는 않아도 혼자 씩씩대며 한참 기분이 상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누가 무심코 던진 말도 '나를 무시하는 건가' 싶으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2. 그런데 심리학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화는 상대의 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에 붙인 해석에서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오래 괴롭힌 남 탓과 피해의식의 구조를 정리해봤습니다. 3. 유명한 빈 배 이야기가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배를 띄우고 차를 마시는데 다른 배가 와서 쾅 부딪힙니다. '어떤 놈이 감히' 하며 돌아봤더니 아무도 없는 빈 배였습니다. 그 순간 화는 머쓱하게 사라집니다. 부딪힘 자체는 그대로인데 말입니다. 화나게 했던 건 충돌이라는 사건이기보다 '저 안의 누군가가 나를 무시했다'는 머릿속 ..
몇 해 전 모임 자리에서였습니다. 다들 웃고 떠드는 한가운데서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혼자가 아닌데도 그랬습니다. 일반적으로 외로움은 혼자 있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은 달랐던 겁니다. 오늘의 한줄요약외로움과 고독을 가르는 건 혼자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시간을 스스로 골랐는지였습니다. 배운 것외로움은 곁에 사람이 있어도 찾아옵니다. 예전에 그 감정이 생기면 누군가를 만나거나 연락하면서 지우려고 했습니다. 만나는 동안에는 괜찮아지는 것 같았는데 혼자가 되면 같은 감정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람으로 덮는 방식은 임시방편이었던 셈입니다.외로움을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으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절반만 동의합니다. 심리학 쪽 근거를 찾아보니 외로움은 몸에 실제 흔적을 남기..
짜증을 참기만 하던 나에게, 백곰을 생각하지 마시라는 말을 들으면 그 순간부터 백곰이 떠올라. 1987년 미국 심리학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이야. 이 실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짜증이 떠올랐어. 참아야지 하고 누를수록 더 크게 터져 나왔잖아.요즘 부쩍 짜증이 늘어난 게 성격이 나빠진 걸까 걱정했잖아. 성격보다 누적을 의심하기로 했어. 요즘 들어 평소라면 그냥 넘어갈 일에 욱하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날이 많아졌지. 처음엔 성격이 나빠진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그 순간의 일 자체가 문제였던 적은 별로 없었어. 해야 할 일이 밀려 있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머릿속에 남아 있을 때, 쌓여 있던 걱정과 스트레스가 작은 일을 계기로 밖으로 터져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심리학에서는 이걸 감정의 누적으로 설명해. 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나에게, 역사에 남은 위인들도 살아있을 때는 시민 대다수의 미움을 받았던 순간이 있었대.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그 오랜 노력을 다시 돌아보게 됐어.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들면 뭘 잘못했는지부터 찾았잖아.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이제는 알아. 심리학에서는 누군가에게 배제되거나 미움받는 상황을 사회적 배척이라 부르는데, 실험 결과 사회적 배척을 당할 때 뇌에서는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영역인 전측대상피질이 활성화된다고 해(출처: Eisenberger, Lieberman & Williams, Science). 미움받는 게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게 우리가 유별나서가 아니라, 뇌가 그렇게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어서였어. 직장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