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이 늘 곤란했습니다. 운동이나 독서라고 답하긴 했지만 즐긴다기보다 해야 해서 하는 일에 가까웠고, 뭔가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남들에게 말했을 때 그럴듯해 보이는 취미 하나쯤 있었으면 했습니다.그런데 요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취미까지 잘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 물음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취미에 허세가 끼어 있었다돌아보니 문제는 취미가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취미의 기준이 너무 높았던 겁니다. 남들 입에서 '멋지다'가 나올 만큼 우아하고 전문적이어야 취미로 쳐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등산이라 말하려면 정상 등반 경험이 쌓여 있어야 할 것 같고, 커피가 취미라면 드립 정도는 내려야 할 것 같은 압박입니다.여기에 경쟁까지 얹어집..
월요일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주말 내내 쉬어도 회사 생각이 떠나지 않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냥 일이 많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업무량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느낀 고립감이었습니다. 질문을 따라가며 정리해 봅니다. 정말 나를 힘들게 한 게 업무량이었을까요몇 년 동안 회사를 별 탈 없이 잘 다녔습니다. 그런데 동료나 상사가 제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업무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혼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출근길이 두렵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워졌습니다. 되짚어보니 무너뜨린 건 일의 양이 아니라 통제감 상실, ..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믿었던 판단은 틀렸습니다. 번아웃은 방전된 배터리가 아니라 다 타버려서 더는 태울 장작이 없는 재에 가깝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번아웃 오면 어떡해야 할지 몰라 그냥 참기만 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질문을 따라가며 정리해 봅니다. 번아웃은 그냥 많이 지친 것과 뭐가 다를까요피로는 몸이 보내는 얌전한 신호에 가깝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닳은 상태와 비슷해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잘 먹고 잘 자고 나면 다시 채워집니다. 스트레스는 결이 다른데, 에너지가 없는 게 아니라 생각이 빠르게 돌고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서는 상태입니다. 번아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11)에 직업 현상으로 등재하면서 정의를 명확히 했는데,..